용호정원림
- 작성일
- 2021.02.19 13:04
- 등록자
- 안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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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를 이은 효심이 만든 정자
용호정은 조선 순조 28년(1828)에 지어져 장흥의 정자 중에서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용호정이 탐진강 주변의 정자와 다른 점은 또 하나 있는데요, 사인정, 부춘정, 동백정 등이 충심에서 지어진 데 비해 용호정은 효심에서 지어진 것이랍니다.
전라남도 장흥에 살던 선비 최영택은 부친상을 당한 후, 강 건너 아버지의 묘가 있는 산으로 3년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성묘를 갔다고 합니다. 비가 많이 와서 강을 건널 수 없는 날에도 단을 쌓고 절을 했다는데요. 이 모습을 안타깝게 여긴 그의 아들 최규문이 그 자리에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정자를 세운 것이 용호정원림의 시작입니다. 탐진강 상류의 깎아 세운 듯한 벼랑 위에 지어진 용호정 주변으로 울창한 숲이 형성되면서 용호정원림이 된 것이지요. 아버지에서 아들로 이어지는 효심을 나무들도 아는 모양입니다. 정자 안에는 이런 사연을 기록한 ‘용호정기’를 비롯해 23개의 편액이 걸려 있지요. 편액을 살펴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답니다.
밤나무와 느티나무로 지은 용호정은 가운데만 방을 두고 사방에 마루를 둘렀어요. 아담한 정자 마루에 앉으면 유유히 흐르는 탐진강이 한 폭의 산수화처럼 펼쳐지고 주위를 포근히 감싸는 숲은 한여름에도 시원한 공기를 내뿜는답니다.